다테야마 구로베 알펜 루트: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한 일본 북알프스 여정
이 고원 관광 루트는 ‘일본의 지붕’이라 불리는 일본 북알프스 고산 지대를 관통해 동쪽으로 90km가량 이어집니다. 다테야마산 자락의 강렬하고도 다양한 지형을 지나 위쪽으로 굽이굽이 오르다 보면 환상적인 장관이 연이어 등장합니다. 여러 교통수단을 갈아타며 1시간 남짓 가다 보면 천 년 전부터 존재한 원시림부터 희귀한 고산 식물이 자생하는 드넓은 습지까지 모두 만날 수 있습니다.
알펜 루트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무로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설벽’입니다. 가파른 벽으로 둘러싸인 이 길은 매년 봄 쌓인 눈을 뚫고 만들어지며, 무척 아름답지만 특정 기간에만 만나볼 수 있습니다. 길 위로 높이 솟은 이 설벽은 4월부터 통상 6월까지 개방합니다. 알펜 루트 중 일부는 로프웨이나 케이블카로 이동할 수 있어 숨이 멎을 듯한 고산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알펜 루트는 도야마와 나가노현의 경계를 이루는 아카자와산 자락을 지나 나가노현의 오기자와에서 끝납니다. 알펜 루트의 인기 볼거리는 대부분 도야마현 쪽에 있습니다. 게다가 도야마는 여정을 시작하기에 매우 좋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기차로 약 75분이면 도야마시에서 알펜 루트가 시작되는 다테야마역까지 갈 수 있습니다.
무로도를 대표하는 ‘설벽’
무로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눈길을 따라 버스를 타고 달려보세요. 잠시 정차하면 최고 20m에 달하는 거대한 눈더미 옆에서 사진도 찍고 잠시 걸으며 주위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새하얀 벽과 푸르른 봄 하늘의 강렬한 대조가 돋보이는 풍경은 도야마에서 가장 인상적인 풍경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이 눈길은 알펜 루트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구간 중 하나를 가로지릅니다. 이 구간은 고도 3,015m의 다테야마산 정상보다 겨우 500m 낮습니다. 매년 봄이 되면 닦이는 이 길의 폭은 차량이 겨우 통과할 수 있을 정도이며, 보통 4월 중순부터 6월 말까지 걸어서 지날 수 있습니다. 이 기간이 끝날 무렵이 되면 기온이 상승하면서 설벽의 높이도 낮아집니다. 다테야마 고원 버스를 이용하면 비조다이라에서 이 눈길까지 바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일본 최장의 쇼묘 폭포
높이가 350m에 달하는 쇼묘 폭포는 일본에서 가장 긴 폭포입니다. 다테야마산을 타고 내려온 물줄기가 바위 절벽에서 떨어지며 뿌연 물보라를 일으킵니다. 물살이 가장 많이, 거세게 흐르는 봄철에는 쇼묘 폭포 옆에 작은 폭포 두 개가 생기며 각각 한노키 폭포와 소멘 폭포로 불립니다. 운이 좋으면 세 줄기의 폭포가 흐르는 모습이나, 물보라 사이로 무지개가 피어나는 모습을 관찰할 수도 있습니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화구호, 미쿠리가이케
미쿠리가이케는 무로도 주변에 점점이 흩어져 있는 화산 연못 중에서 가장 크며, 고도가 2,405m에 달해 가장 높은 지대에 위치한 연못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6월까지는 보통 눈에 덮인 채 얼어 있습니다. 눈과 얼음이 녹고 나면 무척이나 맑고 새파란 연못이 드러납니다. 바람이 없는 날에는 연못을 둘러싼 산의 자태가 잔잔한 수면에 거울처럼 선명하게 비칩니다. 보통 7월부터 10월 사이는 눈과 얼음이 없습니다.
미쿠리가이케 주변 산책로를 걷다 보면 보기 드문 야생화를 비롯한 고산 식물과 뇌조의 서식지인 눈잣나무숲을 만날 수 있습니다. 도야마현의 공식 상징이자 보호종인 이 아담하고 토실토실한 새는 이곳에 종종 출몰하니, 주위를 꼼꼼히 둘러보세요.
비조다이라의 고대 삼림
다테야마산의 서쪽 경사면에 자리한 비조다이라는 원시림으로 덮여 있습니다. 이곳에 솟아 있는 거대한 ‘다테야마 삼나무’ 중 일부는 수령이 1,000년 이상입니다. 숲속에서 만날 수 있는 이 ‘거인 할아버지’들의 울퉁불퉁한 나뭇가지들은 인고의 시간을 짐작하게 하며, 몇몇 삼나무에는 세월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속이 빈 줄기가 있어 걸어 들어가 볼 수도 있습니다. 가장 오래된 나무들의 경우 줄기의 최대 너비가 6m에 달합니다.
이 숲에는 종종 200~300년을 살아가는 너도밤나무를 포함하여 수많은 종류의 나무들이 있습니다. ‘산림욕’을 즐기거나 야생 조류 관찰에 최적인 곳입니다. 이 숲에는 딱따구리와 꿩 등 60종이 넘는 새들이 서식합니다. 조류 관찰에는 5월과 6월이 가장 좋습니다. 아름다운 숲 풍경을 한눈에 담으려면 비조다이라 케이블카 정류장 꼭대기에 있는 전망대로 향해보세요.
구름 사이 자리한 풍요로운 습지 생태계, 미다가하라
미다가하라 고원에는 3,000개에 달하는 작은 연못이 점처럼 흩어져 있어 맑은 날이면 수면에 다테야마의 고산 풍경이 비칩니다. 미다가하라의 풍요로운 생태계는 람사르 협약에 등록되어 전 세계적인 중요성을 가지는 습지로 인정받았습니다.
미다가하라는 백만 년에 이르는 화산 활동을 통해 형성된 용암 지대입니다. 현재는 8만 평방미터에 달하는 습지대가 펼쳐져 있으며, 다양한 고산 식물이 계절별로 울창하게 자라납니다.
미다가하라의 풍경은 습지 식물들이 노란색, 주황색, 빨간색으로 서서히 물들어가는 가을철에 가장 아름답습니다. 연중 특정 시기(주로 4월~11월, 특히 6월)에 날씨 조건이 맞는 경우 ‘구름의 바다’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는 구름이 산허리보다 낮게 걸릴 때 발생하는 현상으로 구름 사이, 또는 구름 위를 노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 고원의 고도는 1,600m~2,100m 사이입니다.
효율적인 이동을 위한 팁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 루트 여행에는 자가용을 이용할 수 없으니 다양한 대중교통 수단을 갈아타며 이동해야 합니다. 이용 가능한 탈것으로는 기차, 버스, 케이블카, 로프웨이가 있습니다.
도야마현 쪽의 알펜 루트는 다테야마역에서 시작합니다. 도야마 전철역에서 다테야마역까지는 기차로 약 1시간 15분이 소요됩니다. 자동차를 타는 경우 도야마 도심부에서 다테야마역까지 약 50분이 소요됩니다.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 루트는 보통 4월 중순부터 11월 말까지 개방합니다.